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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비상계엄이 낳은 ‘코리아 패싱’

지난 3일(한국시각)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몇 시간 후 해제가 되긴 했지만 큰 혼란을 불러왔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446.5원까지 오르며 15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4일에는 민주노총이 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선언하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비상계엄 사태로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입지가 약화돼 주요 현안에서 ‘코리아 패싱’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히 일시적인 경제적 손실을 넘어 한국의 국가적 위상과 전략적 중요성을 훼손시킬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다.     우선 국제적 파트너십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한국의 영향력 감소 우려가 제기된다. 최근 몇 년 동안 한미일 3국의 안보 협력은 점차 강화됐다.   특히 지난 11월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함에 따라 차기 정부에서 고도화된 대중 전략과 인태전략이 나올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한국 입장에서는 3국의 안보 협력이 중요하다.   따라서 한국 정부는 미국의 외교 전략에 한국이 필요한 존재임을 트럼프 2기 정부에 각인시켜야 하고, 이를 한미동맹의 레버리지로 사용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비상계엄 등으로 인해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신뢰도가 흔들리면 한미일 협력 체제 내에서 한국이 힘을 잃고 주변국들에 주도권이 넘어갈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미국이나 일본은 한국의 정치적 불안정성이 안보 협력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     나아가 이번 비상계엄 사태를 계기로 한국의 독자 핵무장 기회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의 정치적 불안정이 드러나고, 비상계엄에 대한 사전 공유조차 없었던 만큼 앞으로 미국이 한국과의 관계에서 지금과 같은 신뢰도를 유지할지 의문이다.     불규칙 바운드를 보이는  한국 지도자에게 국제사회가 핵버튼을 용인한다는 건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엘브리지 콜비 전 국방부 전략개발담당 부차관보 등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측근들이 한국의 독자 핵무장에 무게를 실어온 상황에서 비상계엄은 오랜 시간 한국의 독자 핵무장 노력을 물거품 시켰다.     아울러 비상계엄 사태는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일부 미국 언론은 한국의 혼란 상황을 북한의 침략 가능성과 연관지어 보도하기도 했다. 이는 외국  투자자들에게 한국이 여전히 지정학적으로 불안정한 상황 속에 있음을 강하게 인식시켰고, 이는 외국 자본의 ‘코리아 패싱’ 가능성까지 키웠다.     가뜩이나 한국의 외국인 투자 유치는 시들시들한 상태다. 지난 9월 유러피언 하우스 암브로세티가 발표한 ‘글로벌 외국인 투자 매력도 지수’에서 한국은 9위를 기록해 지난해보다 세 계단 하락했다.     또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외국인 직접투자는 신고 기준 153억4000만 달러에 머물러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지난해 동기 대비 10.3% 감소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의 지정학적 약점이 부각돼 외국인 투자가 감소한다면 한국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향후 한국이 글로벌 경제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다행히 비상계엄 상황은 단기간에 해제됐다. 그러나 이로 인해 국제사회에서의 ‘코리아 패싱’ 가능성은 오래 지속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막으려면 한국의 민주주의 시스템이 건재하고, 국가 체제도 안정적이라는 점을 확실하게 알려야 한다. 또한 지정학적 불안감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는 확실한 안보 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것도 보여줘야 한다.     한국이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국가라는 점을 국제적으로 재확인시키는 일은 지금 이 순간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그래야만 ‘코리아 패싱’ 상황을 막을 수 있다.   김경준 / 사회부기자의 눈 비상계엄 코리아 코리아 패싱 비상계엄 사태 이번 비상계엄

2024-12-08

NYT “비상계엄 사태, 한미동맹 시험대”

윤석열 대한민국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미국 주요 외신들도 해당 소식을 긴급 타전했다. 외신들은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상황까지 이어지는 내용을 실시간으로 알렸으며, 분석과 평가도 집중적으로 다뤘다.     뉴욕타임스(NYT)는 톱기사로 한국의 비상계엄 선포 상황을 보도하고, 이번 사태를 한미동맹의 시험대라고 규정했다. NYT는 “윤 대통령은 야당이 북한과 공모해 자신을 무너뜨리려 한다는 비난과 함께 계엄령을 선포했고, 한미동맹은 수십 년 만에 최대 시험대에 올랐다”고 전했다. 이어 “조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을 모범적인 민주주의 국가로 칭하면서 군사적 관계를 강화했는데, 이번 위기를 어떻게 다룰지 어려운 선택에 직면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NYT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바이든 행정부를 놀라게 했다며 “미국은 이 발표를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 역시 “아시아에서 가장 강력한 동맹인 한국이 모범적이지 못한 민주주의 원칙을 드러냈다”며 “워싱턴이 확고하고 믿을 만한 동맹으로 서울에 계속 의지할 수 있는지 의문을 안겨준다”고 평가했다.     CNN방송은 국회 앞 시민들의 시위를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CNN은 “대통령 사임 요구가 커질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정치적 미래가 주요 쟁점”이라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비상계엄 선포가 지지율 하락 등 정치적 위기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 비상계엄 비상계엄 사태 비상계엄 선포 이번 비상계엄

2024-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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